국내 대표적인 만화작가들의 ‘만화원화’를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는 만화전문 아트마켓이 열린다. 3월 15일부터 4월 14일까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갤러리와 이벤트홀에서 열릴 ‘33+ Collections(부제: I Love Manhwa 만화아트마켓)’전시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국제만화예술축제의 제작사인 (주)아르떼피아가 공동 제작하는 행사로 70여 명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원화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이두호, 김동화, 백성민, 이희재 등의 주요 작가 33명과 권가야, 석정현, 하일권 등 블루 칩 작가 23명, 만화적 창작력이 뛰어난 현대미술 및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12명이 초청 작가로 참여한다. 33의 의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완성과 완전을 의미하는 숫자로 이번 행사에서 출품작 모두가 소장가를 만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한국 미술의 경우 2000년 중반기 이후부터 자리를 잡으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만화는 저급하다는 선입관과 만화를 예술로 수용하지 못하고 오락거리로 치부하는 경향 때문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만화를 제9의 예술로 명명하고 만화 작가들의 원화를 구입 소장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만화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장자크 상페의 원화 작품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요 만화가들의 원화는 국공립미술관에서 초청 전시회를 개최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또 대표적인 작가들은 대부분 지역에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만들어져 지역 마케팅에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화작품의 전시는 Sicaf가 개최되면서 1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체험형 전시 외의 순수 미술형 전시는 거의 없는 형편이며 특히 국내 작가의 국공립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미미한 실정이다. 더욱이 만화 원화의 거래는 일부 개인전을 통해 몇몇 작가들의 작품이 소량 거래가 되는 경미한 수준으로 작품의 시장 가격조차 형성이 되어 있지 않다.
일본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테즈카 오사무가 생전에 늘 설파했던 “만화는 그림이다”는 명제처럼 만화 원화는 작가의 혼과 열정이 담긴 창작 예술이다. 전업 작가로서 아티스트가 작품에 매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이 바로 작품의 구매 행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만화가들은 거의 전적으로 출판만화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만화가가 전업 작가로서 아티스트로서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부여한 작품의 창작 및 발전을 제한하는 결과가 되곤 한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생활고 때문에 창작 행위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이번 행사는 연례적으로 개최 되며 2년 정도의 국내 행사를 통해 내실을 기하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의 기획과 작가 선정을 책임진 이철주 프로듀서는 “좋은 작품은 작가의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을 요구한다. 결국 전업 작가로 살아야 하며 전업 작가는 반드시 소장가(콜렉터)가 있어야 한다. 만화가들 역시 보다 좋은 작품을 그리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롭고 또 나이가 들어 완숙기를 넘어서도 작품 활동을 통해 경제적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한 기반이 바로 아트마켓”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