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을 멈추지 않는 영국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대규모 개인전 'Michael Craiq-Martin- WORD·IMAGE·DESIRE' 가 16일부터 4월 29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진행된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71)은 현재 영국 현대미술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으로 대변되는 1990년대 등장한 일명 '영국 젊은 예술가(Young British Artists, yBa)' 그룹의 스승으로 대영제국훈장인 CBS(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을 정도로 영국현대미술의 발전에 기여한 핵심인물이다. "저는 예술을 하나의 은유이자 상징이라고 늘 느껴왔습니다. 산문이 아니라 시인 거죠. 이미 만들어진 어떤 것에서 더 큰 진실을 찾는 과정 말입니다. 현대의 재앙이라면 바로 근본주의, 시의 가치를 알라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194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출생한 그는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공부하며 1960년대부터 등장한 미국의 새로운 미술 사조인 개념미술, 미니멀리즈, 팝아트 등 전례 없이 왕성한 창조정신이 실험되던 현대미술의 전성기를 직접 경험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60년대 말 영국으로 돌아와 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교편을 잡으며 데미안 허스트, 줄리언 오피, 트레이시 에민, 게리 흄, 사라 루카스, 사이먼 패터슨 등 yBa 작가들이 화단의 돌풍을 일으키는데 주축이 됐다. 그의 혁신적인 교수법은 기술의 습득이나 감각 훈련에 앞서 "예술이란 무엇인다"에서부터 시작하는, 현대미술을 개념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접근이 1990년대 영국에서 현대미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게 된 교육적 배경이 된 것이다.
크레이그 마틴은 1990년대 뉴욕현대미술관(MoMA),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등 전 세계의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퐁피두 센터 대규모 프로젝트를 비롯 수많은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2012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여 마틴 크리드, 트레이시 에민, 사라 모리스, 하워드 호지킨 등 대표작가 12명을 선정하여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기념 포스터를 제작했고,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장애인 올림픽 포스터 'GO'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일상적 오브제의 이미지와 단어를 결합한 기호 유희적 신작 시리즈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게 되는데, 신작 시리즈는 작가 50년간의 작품 활동이 집약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