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로 환생한 법정 스님과 성철 스님 초상화 선보여

김호석 화백, 법정스님 진영에 담긴 비밀 공개

왕진오 기자 2012.05.19 21:42:22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추어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 그리고 지관 스님의 인물화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23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호석(55)화백의 '웃다'전을 통해서다. 법정 스님의 진영(眞影)은 '스님의 사리'를 안료로 사용해 우리 시대의 법정 스님으로 환생하도록 했다. 이 작품은 법정 스님의 전신(傳神)이 올곧게 표현된 것으로 한국 인물화의 걸작으로 평가받을 만한 작품이다. '법정스님 초상'은 조선 초상화가 가지는 절제된 필선과 맑고 은은한 색채, 단아한 인물상이 가지는 고고한 긴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고 기법과 재료에서 전통을 복구하고 새로운 초상을 확립하고 있다. 툭 튀어 나온 눈두덩과 눈썹, 잔잔한 눈매의 진지한 힘은 그러나 각막의 외곽선을 진하게 하고 동공 주변으로 갈수록 옅게 하여 상대적으로 동공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이 초상은 스님의 유골 잔해 중 더 이상 분해되지 않은 사리를 발라 까실하게 표면을 덮는 효과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얼굴의 점과 주름 표면에 착색되어 자연스럽게 입체화된 평면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30여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 지관 스님의 인물화는 물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서민들의 삶의 자취가 담긴 작품에서부터 세밀한 필치가 돋보이는 동물화가 공개되는데, 절제된 대상에 표현을 최소화하여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한다. 김호석 화백은 한국 화단에서 수묵 인물화 분야의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다. 특히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아 온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역사 인물 12분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통회화의 현대적 모색에 매진해 온 작가이기도 하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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