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현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적인 형상회화를 토대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통일이 된 90년대 이후에는 분단으로 인해 베일에 가려져있었던 구동독 미술이 봉인 해제되면서 네오라우흐가 이끄는 라이프치히 시각예술대학 출신들로 이루어진 라이프치히 화파를 주축으로 그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오는 7월 6일부터 9월 2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 본관에서 진행되는 'GERMAN NOW; from Leipzig'전은 21세기 독일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이끄는 중심축인 라이프치히 화파들 중 토비어스 레너, 크리스토프 루크하벨레, 틸로 바움가르텔, 팀 아이텔 등 25명의 작가들의 70 여점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대형 기획전이다.
사실상 라이프치히 작가들은 1960년대부터 서구에서 서서히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구동독시대의 예술가들로 국가에서 제시하는 명확한 당 정책 및 문화 정책 관련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자신만의 언어와 전통을 작품에 드러내고자 하는 뚜렷한 욕구가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요구된 진부한 선전적 사실주의를 그리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며 두려움과 욕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무력함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는데, 사회적인 특수성을 담고 있는 그들의 작품은 새로운 대안으로써 1977년 6번째로 개최된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에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독일현대미술의 진수-라이프치히 화파 1989년 현실사회주의가 종언을 선언하게 되고 동구의 문화잔재들이 서구로 소개되면서 그들의 문화는 새로운 동력으로 기대를 받기 시작했다. 서구에 있어서 1989년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사조와 새로운 매체주의가 생성됨에 따라 영상, 설치, 뉴미디어 등 다양한 예술의 매체 실험의 가속화로 예술이 대중과 구별되는 권태의 시기였다. 'GERMAN NOW'전은 라이프치히 화파의 태동에서부터 전개까지 구동독 현대 미술의 전체적인 면모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독일 컨템포러리 아트 개론서와 같은 컬렉션으로 회화뿐만 아니라 사진과 설치작품까지 라이프치히 미술을 폭 넓게 볼 수 있다. 이는 서방 미술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구동독 미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하며 다양한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또 다른 새로움과 현대 미술의 방향성을 제공하게 된다. 나아가 그들의 작품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면모들은 독일 통일 이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 사회에 있어 더욱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