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 만든 자동차 디자이너의 그림들, 자동차만큼 잘 나갈까

기아자동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 ‘Inside Out'전 열어

왕진오 기자 2012.09.19 15:04:25

기아자동차 K시리즈로 유명세를 펼치고 있는 독일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59)가 자동차 디자인이 아닌 그림 60여점을 9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에 펼쳐 놓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전 생애를 걸쳐 디자이너로서의 자리를 내려놓고 순수 아티스트로서 처음 데뷔하는 자리로 드로잉, 설치, 회화 작품 60여점이 세상에 첫 공개된다. "나는 정직하게, 숨기는 것 없이, 보여지고 싶다. 나머지는, 관객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기겠다" 'Inside Out'이라는 부제를 걸고 진행하는 슈라이어의 전시는 평소 순수예술 활동을 통해 '감성디자인'이 나온다는 그의 개인적 철학에 감명 받은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의 권유로 한국에서 화가로서 처음 데뷔의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 디자인의 합리적인 면과 디테일한 면모를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순수예술은 공학과 달리 즉흥적인 감성이 작용하기에 차를 디자인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그의 감성적 느낌은 아우디(Audi) TT 모델을 통해 스포츠카의 혁신을 일궜으며, 6년전 한국에 들어와 기아자동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부사장)로 기아의 쏘울, K5, K7, K9, K3 등 K시리즈의 디자인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쌓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감성디자인'은 슈라이어의 디자인 철학을 대변하는 말이다. 자동차 디자인이 그의 순수예술 활동과 연관되며 또 기인하고 있는 지점을 많은 대중과 나누고자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슈라이어의 디자인을 일상 속에서 생활화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미술 작품을 보며 순수예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깝고 동시에 깊게 함께하고 있는지 재미있게 경험하게 만드는 시간을 제공한다.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게 된 비결의 하나는 예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을 함께 지니고자 노력했던 것"이라며 "미술은 항상 내 사고 안에 내재되어 그 덕분에 내가 그 어떠한 제한이나 억압 없이 디자인이라는 영역 안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우리에게 설명했다.

피터 슈라이어는 이번 전시회에 앞서 지난 2009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 초청받아 가로 세로 2m 남짓의 공간에서 작품 'Rest'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그가 소쇄원을 방문 했을때 우연히 유럽에서 12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가장 유행했던 ‘나인 멘스 모리스’ 라는 보드게임 도판이 마루에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동양과 유럽의 문화 사이의 놀라운 연결 고리를 발견했다.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이에 착안해 쇠 파이프를 이용해 대나무 줄기를 연상케 하는 사색의 공간 'Rest'를 설치했고 바로 이 작품이 이번 전시회에도 옮겨져 왔다. 그의 작품은 수필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다. 삶 속에서 거쳐간 여러 가지 경험, 배움, 감성 그리고 중요한 순간 투영된 회화, 드로잉, 오브제는 마치 개인적인 일기와도 같으며, 그 양도 방대하다. 순수한 자세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는 피터 슈라이어의 이번 전시는 유명한 디자이너나 화려한 유명인으로서가 아닌 순수한 열정과 재능을 지닌 '인간 피터 슈라이어'를 만나는 감동적인 시간을 마련해 준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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