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영상, 설치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 받고 있는 강이연의 두 번째 개인전이 13일부터 3월 3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강이연은 200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UCLA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미디어아트를 시작하면서 미디어아트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지원하는 신진작가전 SEMA에 선정되어 귀국과 동시에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 첫 한국 개인전에서 유학시절 작품들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첫 개인전에서 보여준 그녀의 작품들은 미디어아트의 화려한 기술적 측면이 드러나는 것을 최소화하고 종이나 천 같은 포근하고 친숙한 자연적인 재료 위에 색의 사용을 배제한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의 미디어 이미지들을 투사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강이연은 디지털미디어의 급격한 발전과 변화 속에서 현대인이 마주하는 현실과 가상현실, 진짜와 가짜, 그 경계 사이에 생기는 모호한 ‘긴장감’을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이는 그녀의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개념이다.
이번 개인전에는 3D 애니메이션, 디지털 프린트, 영상설치의 다각화된 표현방식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Scene’ 시리즈, 그리고 비디오 영상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도된 평면작업인 ’Fragile’ 시리즈를 선보인다. 첫 개인전에서 정체성 구축을 위한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4년 동안 준비한 이번 개인전에서는 회화와 디지털미디어를 접목한 작품들을 가지고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한층 더 폭넓고 성숙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화려한 디지털기술로 포장되어 관객의 눈과 생각을 교란시켰던 기존의 많은 미디어아트와 확실히 구분되며 디지털기기의 발전이 현대미술과 어떻게 잘 융화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한국 미디어아트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