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색 전시회가 2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트선재센터 라운지에서 '20세기 만화대작전-만화와 시대'전이란 타이틀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만화의 역사 100년이 훌쩍 넘는 기간을 사회문화와 세대의 변화에 따라 태동기, 초창기, 성장기, 발전기1, 발전기2, 새로운 도전기로 나누었다. '태동기'는 1909년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영 만평을 시작으로 1945년 8.15 해방이 되기 전까지를 조명한다. '초창기'는 한국의 현대만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서 해방과 전쟁, 그리고 혁명의 물결이 있었던 시기인 1945년 8월 15일부터 1960년 4.19까지를 다뤘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인 1961년부터 1969년까지는 다양한 만화들이 등장하면서 '만화방문화'가 활성화되던 시기로서 스타작가와 베스트셀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장르화가 이루어지던 '성장기'였다.
'발전기1'인 1970년부터 19709년까지는 군사 쿠데타 이후 연장된 군부독재의 시절로서 한국 사회의 70년대 문화가 만화 속에서도 잘 드러나던 시기였다. 신군부 시절인 1980년부터 1989년까지는 만화방의 시대 끝 무렵과 만화잡지의 시대 초창기가 중첩되며 발전하던 한국만화 '발전기2'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만화잡지의 시대인 1990년대와 웹툰의 시대인 2000년대는 뉴미디어의 출현과 트렌드의 빠른 순환으로 점철되는 '새로운 도전기'로 볼 수 있다. '20세기 만화대작전-만화와 시대'전은 그때 그 당시의 실물자료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당시의 만화방에서 콧물, 침 묻혀가며 한 장씩 넘기며 보던 그 당시의 그 책을 2013년에 다시 보게 된다. 한편에서는 어른의 손길로부터 소외되어 자생적 어린이 문화로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 추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7대 사회악으로 한국 사회를 좀먹는 주범이 되었던 그 만화책을 2013년 현재의 우리들이 생각을 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