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가득 알록달록한 색상의 천조각들이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모호한 형상이 아닌 일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러한 이미지들이다. 한 땀 한 땀 조각보를 이어 붙이듯 펠트(모직이나 털을 압축해서 만든 부드럽고 두꺼운 천)에 자신만의 감성의 기록을 하고 있는 섬유공예가 류지상의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 스스로 '감성의 기록'이라고 말하고 있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는 자리를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인사동 현갤러리에 마련했다. 류지상 작가는 "언어로 완벽히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기억을 온전히 기록하기 위해서 특정 사건과 그에 대한 감정을 주관적인 조형언어를 통해 시각이미지로 옮기고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며 이번 전시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사진을 찍어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듯, 그 순간을 다시 느끼고 회상하기 위해 기억의 단편들을 사각이나 원형의 천 위에 색을 입혀 기억을 박제화 했다고 한다. 스스로 특정 순간을 회상하여 그 순간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상기시킬 수 있으며, 보는 이들이 자신의 감성의 공간에 들어와 본인이 느낀 기억 속의 느낌을 공유하기를 원한다. 작가는 기억의 시각화를 위해 섬유에 직접 염색을 하거나 촬영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디지털 프린팅의 방법으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는 처음 구상에서부터 결정되는 것으로 주제에 부합되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 자신이 간직한 기억의 감성적 기록을 반복된 형태들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간단하면서도 까다로운 작업 방법을 통해 자신의 소중한 기억이 지워지지 않도록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한 작품들로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전시장을 통해 세상에 공개하는 자리이다. 문의 02-723-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