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을 주요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젊은 한국 여성의 절제된 색감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완연한 가을을 앞두고 한국 미술애호가들에게 선을 보인다. 작가는 대학 철학과에 다니던 중 전시회를 관람하다 자신의 표현 언어가 그림임을 확신하고 나서 미술을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16일부터 30일까지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갤러리 자작나무에서 열리는 조경희 작가의 '섬은 홀로 걷는다'가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현재 이탈리아 화단에서 주목을 받으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 중이며, 이번 전시 작품을 통해 "떨어져 있는 섬과 같은 각 개체가 삶이라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영혼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다른 이들의 영혼을 이해하는 것을 또한 배워나감을 암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외로운 여행' 시리즈는 절제된 색 사용으로 색감이 주는 간섭을 없애고, 캔버스에는 막막한 풍경 속에 홀로 그려지는 작은 존재에 관객이 자신을 투사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 조 작가는 "존재의 외로움이란 쉽게 이해되거나 위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진정한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진실한 자신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고 작품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탈리아 화랑의 안젤로 미니스키 큐레이터는 기획전 'Isole Erranti(방랑하는 섬들)' 전시 서문에서 조 작가에 대해 "피렌체 국립미술원을 졸업한 후 피렌체에 거주하면서 꾸준하고 깊이 있는 탐구적 작업을 하는 작가"라며 "그의 주제는 인간이 운명처럼 짊어지고 삶의 마지막까지 공존해야 하는 개체의 존재론적 고독"이라고 설명했다. 조경희 작가는 고려대 미술교육학과, 베를린공대 미술사학과,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미술원 장식미술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이탈리아에서 회화, 조각, 사진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의 070-8822-7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