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타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전쟁을 비롯한 정세와 도덕성, 종교적 신념의 급격한 흐름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저자는 서양의 타투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애국심과 자유의 상징이었으나, 전쟁 포로들의 식별 번호를 살갗에 새기는 등의 나치 잔혹 행위가 드러나면서 순식간에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말한다. 이후 타투는 한동안 교도소 재소자나 오토바이 폭주족 등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자들이 저항 정신을 표출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러나 타투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몇몇 인물들의 노력은 계속됐고, 이내 잡지와 음악 등 문화 깊숙이 침투하며 그 벽을 허물어갔다고도 짚는다. 결정적으로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나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같은 유명 인사가 타투를 새긴 채 대중 앞에 서기 시작하면서 타투는 점차 하위문화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등에 업고 개성 표출의 상징으로 변모했다고 조한다.
이 책은 역사적인 타투 디자인과 그 오랜 문화가 한눈에 펼쳐지는 시간 여행을 떠난다. 선명하고 컬러풀한 삽화와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무서운 얼굴을 한 갱 단원이나 재소자부터 서커스 모델과 군인, 연예인 모두가 몸에 잉크를 새기는 것 앞에 망설임 따위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화려한 사진들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얻으려는 사람부터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타투를 계획하는 사람, 손끝으로 이를 직접 탄생시키는 사람까지 다양한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의미를 전한다.
데이비드 맥콤 지음, 허보미 옮김 / 3만 5000원 / 유엑스리뷰 펴냄 / 2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