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아버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그리는 글과 유품으로 받은 낡은 담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날 노소영 관장은 ‘아버지의 유산: 담요로 남으신 아빠’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노 관장은 “유산을 정리할 게 없어 좋다. 연희동 집 하나 달랑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했다. 나는 대신 담요를 집어왔다. 마지막까지 덮으시던 담요다”라고 적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곰돌이 그림이 그려진 담요가 담겨 있었다. 누가 봐도 낡고 오래된 물건이었다. 노 관장은 “근 16년을 침대에 누워만 계셨는데 이 곰돌이 담요도 내가 5년 이상 본 것 같다. 싸구려 담요인데 왜 이것만 덮어드렸는지 모르겠다”라며 글을 이어갔다.
노 관장은 이 담요를 자신의 집에 들고 왔다. “촌스러워 어디 둘 곳이 없어 고민하다가 내 서재 의자 덮개로 안착했다. 등이 따스고 든든하다. 아빠가 지켜줄 것 같다”라는 그의 글에는 아버지의 추억과 온기를 곁에 두고픈 딸의 마음이 묻어났다.
현재 경기도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가 영면할 장소도 정해진 듯하다. 노 관장은 “이제 아버지를 모실 곳도 찾은 것 같다. 내일 동생이 발표한다고 한다. 아빠, 이제 잠들 곳이 생겼네요”라며 29일경 동생 재헌 씨가 노 전 대통령의 최종 안장지를 발표할 것임을 알렸다.
노 관장은 마지막으로 “아빠가 덮으시던 담요 이제 내 차지에요. 내게 비록 담요 한 장 밖에 안 주셨지만, 아빠, 영원히 사랑하고 존경해요. 잘 자요. 아빠”라며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