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야심 차게 자체 제작한 K-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이하 물의 정령)이 31일 저녁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오페라의 감동을 미리 준비하듯 공연 시작 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안은 아르떼 뮤지엄의 ‘스테리 비치’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신비한 파도 소리는 물의 정령이 관객을 부르는 목소리처럼 들렸다.
1막에서는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장인)와 테너 로빈 트리츌러(제자)의 목소리가 물의 재앙에 빠진 왕국의 어둡고 절망적인 시공간을 차분히 드러냈다. 공주 역을 맡은 소프라노 황수미는 특유의 고음과 신비로운 연기로 2막을 감동의 무대로 끌어 올렸다. 노이 오페라 코러스의 합창은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오페라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이정석의 거문고 연주는 K-오페라의 색다른 연주를 보여줬다.
관객은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의 예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스크린 뒤로 비쳐 보이는 인물과 풍경의 모습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었다. 공주의 몸에서 나온 물의 정령을 물시계 속에 가두는 장면은 관객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막이 내리고 무대 인사를 위해 황수미를 비롯한 배우들과 합창단, 지휘자가 무대 위에 오르자 관객은 큰 박수로 무대의 감동을 이어갔다. 물의 정령은 이번 초연을 시작으로 가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세일즈를 할 계획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