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는 오는 6월 5일(목) 오후 6시(현지시간),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원장 임진홍)에서 아르코 앙상블의 실내악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의 대표 프로그램인 ‘여린박 콘서트 시리즈’의 일환으로, 한국과 유럽의 정서를 잇는 섬세한 문화 교류의 장이 될 예정이다.
'여린박’은 이 공연 시리즈에서 독일어 제목 ‘Auftaktkonzert’를 한국어로 풀어낸 표현이다.
‘Auftakt(아우프탁트)’는 음악에서 본격적인 강박에 앞서 놓이는 준비의 박으로, 연주가 시작되기 전의 집중과 감각, 그리고 긴장을 담고 있다. 한국어의 ‘여린박’ 역시 이러한 구조와 의미를 공유하며, 흐름의 시작을 부드럽게 여는 리듬 단위로 이해된다. 이번 공연은 ‘여린박’이 지닌 상징을 바탕으로, 젊은 한국 예술가들이 유럽에서의 예술적 경험을 주체적으로 펼치는 무대로 기획되었다. 한국문화원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아우르는 이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출발과 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삶, 그 계절을 지나며’라는 주제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 사랑, 기억, 희망 등 인간 감정의 층위를 음악으로 그려내는 시적 여정이다.
프로그램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겨울 나그네(Winterreise) 중 ‘봄의 꿈(Fruhlingstraum)’으로 포문을 연다. 이어, 프란츠 도플러(Franz Doppler)의 유려한 플루트 작품 안단테와 론도(Andante et Rondo), 프란츠 레하르(Franz Lehar)의 오페레타 웃는 나라(Das Land des Lachelns) 중 대표 아리아 ‘그대는 나의 모든 것(Dein ist mein ganzes Herz)’이 연주된다.
이어서,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ens)의 경쾌한 실내악 작품 타란텔라(Tarantelle), 표트르 차이콥스키(P. I. Tchaikovsky)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렌스키의 아리아 ‘어디로, 어디로 가야 하나(Kuda, kuda)’가 연주되며, 감정의 진폭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후반부에는 루이 슈포어(Louis Spohr)의 비밀의 노래(Das heimliche Lied), 프레데릭 쇼팽(Frederic Chopin)의 격정적 피아노 독주곡 스케르초 3번(Scherzo No. 3)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한국 작곡가 김효근의 가곡 눈(Snow)이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이 작품은 사계절을 관통하는 정서적 울림을 전하며 공연의 여운을 더할 예정이다.
공연은 ‘삶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주제로, 고전 명곡부터 흔히 접하기 어려운 실내악 작품까지를 섬세하게 엮어 깊이 있는 음악 세계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4인 구성의 실내악 형태로, 문주영(테너), 조민진(플루트), 이서영(클라리넷), 김현지(피아노) 등 아르코 앙상블 소속 및 객원 단원이 함께한다. ‘여린박(독: Auftakt)’이라는 시리즈 명은 본격적인 전개에 앞서 조심스럽게 흐름을 여는 박자처럼, 예술가들이 유럽 무대에서 새롭게 내딛는 출발점을 상징한다.
‘아르코 앙상블’은 아르코가 운영하는 청년 음악가 국제 활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외에서 유학 중이거나 활동 중인 만 34세 이하의 한국 음악가들로 구성된 실내악 프로젝트이다. 아르코는 2024년 창단 공연 이후, 이번 오스트리아 무대를 시작으로 체코,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10회 이상의 순회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정병국 위원장은 “여린박 시리즈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감정과 계절, 삶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문화외교의 플랫폼”이라며 “이번 아르코 앙상블의 무대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소중한 국제무대 경험이 될 뿐 아니라, 한국 음악의 섬세한 미학을 알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