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25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박서연 작가의《점을 쫓는 자》전시를 7월 3일(목)부터 7월 27일(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보안 1(보안여관 구관 1-2층)에서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08년부터 전도유망한 작가와 기획자에게 전시 경비를 지원하고, 미술관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각적인 프로그램 운영해왔다. 2025년에 선정된 9인의 전시는 6월부터 10월까지 서울 각지의 전시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서연은 SF, 무협지, 판타지 등 허구의 서사를 기반으로 ‘기(氣)’와 신념, 수행적 행위를 도상화하며, 현실 너머의 상상과 믿음의 세계를 풀어내는 작가이다.
작가는 삶의 이치와 인간사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 존재를 응축한 문학세계에 몰입한다. 특히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세계관이 형성된 무협지 속에서, 그는 인간사에 내재한 질서와 삶의 이치를 탐색하며, ‘마땅히 그러해야 할 세계’에 대한 은유를 수집해 나간다.
우연히 무협지를 접한 후 작가는 허무맹랑한 판타지 세계에 빠져들었고, 꿈, 판타지, 전설, SF장르를 통해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게 되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 재해, 환경오염 등은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작가는 상상력을 통해 허구 속에만 존재하는 ‘힘’과 ‘변신의 에너지’를 통해 재해나 자연의 법칙, 섭리로부터 오는 무력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느끼며, 이를 ‘변신’의 도상들로 구성된 새로운 서사를 상상하고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점을 쫓는 자》는 ‘무엇을 믿으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추적해보는 서사적 여정이며, 여기에서의 ‘점’은 'Spot, Dot, Mark‘ 등을 의미한다. 전시는 세계에 대한 무의식적 제스처인 드로잉에서 시작한다. 세상 속에서 마주한 모순에 관한 질문, 상황을 이해해 보려는 일련의 생각들, 나아가 정면으로 부딪쳐 보려는 노력을 담아낸 드로잉, 회화, 입체 설치, 영상 작업으로 구성된다.
본 전시는 초월적 존재와 조력자, 고난과 수행, 권선징악으로 이어지는 판타지적 서사를 통해 건강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윤리적 열망을 드러낸다. 현실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갈등의 해소나 정의의 구현이 이 상상의 세계에서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상상의 구조를 회화적 상상력으로 치환하며, 반복적 그리기를 통해 세상 안위를 향한 간절함을 쌓아 올린다.
이번 전시는 신작 <변신하는 에너지>(2024)에서 변화의 염원을 담아 돌탑을 쌓는 것으로 시작되며, <새의 부활>(2025)을 향한 희망 속에서 본격화된다. 걸개그림 형식의 <운명에 맞서라>(2025)는 우리에게 적극적 행동을 촉구하며, <한번 성했던 자는 반드시 쇠한다>(2025)는 삶과 사회에 대한 통찰, 예언, 경고, 자조, 혹은 믿음으로 발현된 회화적 단상들이다. <점을 쫓는 자>(2025)는 한 마리 새가 역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초월자’의 여정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