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_영화 이후 개최

타시타 딘, 장-뤽 고다르 등 국내외 영화 감독 및 작가 67명(팀)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무빙 이미지 포함 총 12점의 전시와 99의 상영으로 전시 구성

안용호 기자 2025.09.11 17:16:09

ZT_2024_The Axis of Big Data_PK_EN_page4. 사진 제공=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9월 13일부터 2026년 2월 18일까지 전시실 2, 3(지하 1층)에서 격년제 정례전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 영화 이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5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_영화 이후》(공동기획: 김은희, 정세라, 하상민)는 2023년 첫 전시《2023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_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텍트존》에 이어 마련된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영화 매체의 새로운 정의와 가치, 확장 가능성’을 주제로 한 첫 전시의 문제의식에 이어, 디지털 혁명 이후 변화한 영상 기술 환경 속에서 영화 예술의 고유한 특성과 현대미술 안에서 재구성되는 영화적 세계를 함께 탐구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 ‘영화 이후’는 영화 매체의 예술적 종말이나 영화적 담론의 소진을 상정하기보단, 영화 산업 구조나 기술 발전에 따른 시각적 재현 방식의 전환 속에서 사라지거나 새롭게 나타나는 양상들을 모두 반영하고자 한다.

Napoleon. 사진 제공=부산현대미술관

전시는 영화, 다큐멘터리, 16mm 필름 설치, 실험 영화, 디지털 애니메이션, 무빙 이미지를 포함하여 국내외 초청 작가 및 감독 67명(팀)의 작품 총 111점(전시 12점, 상영 99점)으로 구성된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가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여 년간 제작한 기념비적 비디오 작업 〈영화사(들)〉, 움직임의 속도 변화와 공간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마이클 스노우(Michael Snow)의 <씨 유 레이터>(1990), 영화의 내러티브 형식을 탄생시킨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그리피스 영화의 구조>(2006) 등이 있다. 이 작품들은 영화의 고유성을 확장하는 동시에, 전시 공간에서 ‘영화’의 예술적 잠재력을 새롭게 체험하게 한다.

 

Histoire(s) du cinéma 1 et 2. 이미지=부산현대미술관

타시타 딘(Tacita Dean)의 <바다에서 사라짐>(1996), <테인마우스 일렉트론>(1999), <파타 모르가나>(2022)와 로사 바바(Rosa Barba)의 <복사 노출-시간은 빛줄기를 따라 흐른다>(2022)는 16mm 필름 영사기 설치 작품으로 전시실 내부에 마련된 특수 공간(블랙 룸)에서 상영된다. 또한, 전시 외 상영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99편의 영상 작품은 전시실 2의 ‘극장 을숙’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마련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You Hide Me. 사진 제공=부산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매체의 혼종성, 미학적 유산, 기술적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영화가 어떻게 ‘다른 형태의 영화’로 변모하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특정 장르와 양식을 넘어, 영화가 비평적 사유와 정치적 담론, 감성적 전이와 윤리적 이미지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아가 전통적 상영 방식을 벗어나 변화하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관객과 이미지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영화 ‘이후’를 함께 상상하는 장을 마련한다.

‘영화의전당과 함께 하는 특별 상영 프로그램’(공동주최: 영화의 전당)은 영화적 스펙터클(영화가 선사하는 압도적인 시각적·청각적 경험)을 새롭게 조명하며, 전시와 상영을 아우르는 확장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특별 상영 프로그램은 10월 10일부터 19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와 중극장에서 진행된다. ‘장-뤽 고다르: 혁명과 영화’, ‘영향1: 고다르와 오톨리스 그룹’, ‘영향2: 고다르와 파로키’, ‘스펙터클의 힘’ 4개 섹션, 12편으로 구성되며 총 18회 상영된다. 빛과 색채, 인물의 행동, 사물과 풍경의 움직임 등 시각적 요소와 사운드가 극장이라는 확장된 장소성과 만나면서, 전시실과는 또 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아벨 강스(Abel Gance)의 〈나폴레옹〉(1927)은 영국영화연구소(BFI)와 포토플레이 프로덕션이 공동 복원한 5시간 30분 길이의 DCP 버전으로 국내 최초 상영된다.

 

프로그램은 아벨 강스의 작품 이외 장-뤽 고다르의 〈결혼한 여자〉(1964), 〈즐거운 지식〉(1969), 〈주말〉(1967), 〈브리티시 사운드〉(1969), 〈중국 여인〉(1967), 〈넘버 2〉(1975) 등 1960~70년대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맞물린 고다르의 과감한 영화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또한 하룬 파로키의 <인터페이스>(1995>,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의 <월든(일기, 노트, 스케치)>(1968-1969), 라브 디아즈(Lav Diaz)의 <아 프리오리>(2014) 등도 상영되며, 모든 작품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참여와 체험을 통해 작품과의 깊이 있는 소통을 유도한다. 이를 위해 특별 강연, 워크숍, 퍼포먼스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특별 초청 강연, 워크숍, 심포지엄, 퍼포먼스, 작가와의 대담을 전시 기간 중 운영한다. 특히 필름 영상 제작 전문가와 함께하는 참여형 워크숍에서는 제작 원리와 기술적 이해를 쌓고, 참여자들이 직접 제작한 결과물을 ‘극장 을숙’에서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워크숍은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또한 AAMP(아시안 아티스트 무빙이미지 플랫폼) 김은정 작가의 신작〈회선, 비가시적 좌표〉는 작품 상영과 연계 퍼포먼스로 공개된다. 또한 그레이코드(GRAYCODE, 조태복·정진희)와 지인(jiiiiin) 작가 역시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Carl Theodor Dreyer)의 〈뱀파이어〉(1932)와 협업해 사운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들은 시각과 청각을 확장하며, 관객에게 색다른 영화 관람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전시 개막에 맞춰 영화의 역사와 유산을 되짚고 영화가 맞이할 미래에 대한 다층적 관점과 담론을 담은 ‘글모음집’을 함께 발간한다. 프랑수아 보비에( François Bovier), 레이몽 벨루어(Raymond Bellour), 울리히 지몬스(Ulrich Ziemons) 등 필름 큐레이터, 영화 학자, 작가 등 국내외 필진 14명의 에세이, 소설, 논문 등 다양한 형식의 글들로 구성된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전시를 통해 단순히 영화라고 불러왔던 익숙한 형식이 어떤 방식으로 해체되고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확장된 가능성과 해석을 시도하고자 한다.”며,“이번 영화 전시가 소리와 빛, 움직임과 공간이 뒤섞인 구성 안에서 관객의 감각과 사유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경험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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