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0주년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정명훈·임윤찬 오른다

롯데문화재단, 신년 라인업 공개

김금영 기자 2025.12.11 14:14:19

롯데콘서트홀 2026 라인업 이미지. 사진=롯데문화재단

내년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을 맞는 롯데문화재단이 신년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 10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새로운 10년을 향한 출발을 ‘Passage(항해)’라는 메시지로 담았다. 이는 클래식 음악을 넘어 모든 장르와 시대, 취향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겠다는 의지와, 악보 한 줄 한 줄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겠다는 비전을 반영한 연간 프로그램이다.

특히 2026 시즌의 중심엔 10주년 기념 스페셜 프로젝트 ‘10 포(for) 10’이 자리한다. 완성을 상징하는 숫자 ‘10’처럼, 깊이 있는 음악적 성취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적 시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열편의 특별 공연으로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의 의미를 새기고, 관객에게 감동을 전한다는 계획이다.

개관 첫 무대 여는 정명훈…조성진의 특별한 귀환도 눈길

임윤찬 피아니스트. 사진=롯데문화재단

개관 10주년의 첫 문을 여는 무대로 1월 28일 정명훈과 1548년 창단돼 ‘최고(最古)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다시 한 번 만난다. 개성, 연주력, 독창성, 화제성, 대중성, 가능성으로 이 시대 ‘육각형 피아니스트’의 대명사가 된 임윤찬은 슈만 피아노 협주곡으로 낭만의 세계를 펼친다.

핀란드 헬싱키 필하모닉은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며 10월 22일 한국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유카페카 사라스테가 해석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은 북구의 청정한 정서와 민속적 뿌리를 담아낸다.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우승자 양인모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이 더해져 핀란드와 러시아 음악의 독창적 조화를 보여준다.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11월 17~18일 자신이 창단한 유토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쿠렌치스는 쇼스타코비치·스트라빈스키·말러 등 파격적이면서도 강렬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알렉산더 멜니코프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11월 21~22일엔 샤를 뒤트와와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KBS 교향악단과 함께 다시 한 무대에 선다. 각자의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마에스트로와 피아니스트는 한때는 부부였고, 부부의 연이 끝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무대 위의 협력자로 음악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년이면 아흔이 되는 샤를 뒤트와와 여든넷에 접어드는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조합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념비적인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롯데콘서트홀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사진=롯데문화재단

피아니스트 조성진에게 있어 롯데콘서트홀은 각별한 장소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후 한국 단독 리사이틀을 연 첫 무대가 바로 롯데콘서트홀이기 때문. 2017년 1월에 열렸던 두 차례의 리사이틀에 이어 조성진은 2017년 8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공연 무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연주하기도 했다. 조성진은 내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한국 관객에게 세계적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를 증명한다.

7월 14일에 열릴 ‘실내악 콘서트’는 조성진뿐 아니라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그의 음악 친구들이 함께 꾸민다. 베를린 필 악장이자 솔리스트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를 비롯해, 베를린필 수석 단원인 클라리네티스트 벤젤 푹스, 호른 연주자 슈테판 도어,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필 종신 단원이 된 비올리스트 박경민, 그리고 최근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란계 오스트리아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가 함께 한다.

7월 19일 두 번째 무대는 조성진의 리사이틀로 바흐의 파르티타 1번, 쇤베르크 피아노 모음곡, 슈만 빈 사육제의 어릿광대, 쇼팽 14개의 왈츠 등을 선보인다.

 

6월 4일엔 SNS 및 온라인상에서의 초연결을 기반으로 감각적인 클래식의 새 흐름을 이끄는 레이 첸이 귀환한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미국의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와 함께 한다.

11월 21~22일 무대에 오르는 샤를 에두아르 뒤투아. 사진=롯데문화재단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는 2016년 개관 시리즈에 이어 10년 만에 4월 7일 롯데콘서트홀로 돌아온다.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을 통해 오르간이 가진 극한의 표현력을 드러낸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이후 2017년, 2023년 내한할 때마다 블랙핑크 지수의 ‘꽃’, 카카오톡 알림음, 애국가 등으로 즉흥연주를 선보인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라트리도 다시금 롯데콘서트홀을 찾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올리비에 라트리와 오르간을 연주하는 파트너이자 사랑하는 아내 이신영이 함께 무대에 올라 오르간 듀오의 세계적 레퍼런스를 선보인다.

음악을 통한 화합과 평화를 목표로 창단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도 4월 12일 10주년 시리즈에 함께한다. 국내외 한국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무대를 통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의 의미를 되새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창단 후 맞이하는 열 번째 무대다.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등이 거쳐 가며 주목받았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는 올해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신예 피아니스트 김세현이 나서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서린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명훈의 지휘 아래 시대의 메시지를 담은 웅장한 음악으로 감동을 전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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